혈액형 ABO 분류 완벽한 것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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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자신의 혈액형을 O형으로 알고 알고 있던 신모씨는 수술 전 혈액검사에서 A형 판정을 받고 당황했다.

신씨만이 아니다.

관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실제로 신병 입대자 가운데 자신의 혈액형을 잘못 알고 있는 경우는 5%정도. 기억을 잘못했거나 이전에 실시했던 혈액형 검사가 부정확했던 까닭이다.

서울대의대 임상병리과 한규섭 (韓圭燮) 교수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혈액형은 대부분 초등학교에서 단체로 받았던 혈액형검사결과" 라며 "이는 혈구검사만 하는 약식검사여서 부정확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예컨대 A형은 양부모 모두에게서 A형인자를 받는 AA형과 한쪽 부모에선 A, 또다른 부모에게선 O인자를 받은 AO가 있다.

혈구검사에서 A형항원이 양성, 혈청검사에서 B형항체가 양성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A형인자도 A1, A2, Am, Ax 등 아형 (亞形) 이 7~8가지. AO형의 경우 A1은 A형항원이 분명하게 나타나 A형판정을 받지만 나머지 아형들은 A형항원이 분명치 않아 혈구검사에서는 O형으로 판독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응급수혈을 해야할 때 혈액형 판독이 애매하면 수혈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 韓교수는 "평상시 병원에서 자신의 정확한 혈액형을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며 "미국처럼 신분증에 자신의 정확한 혈액형을 기재하는 것도 한 방법" 이라고 들려준다.

현재 분류되는 혈액형은 널리 알려진 ABO형 외에도 4백종. 수혈할 때는 ABO형.Rh혈액형은 물론 불규칙항체 유무를 알아보는 MN형, Ss형, Ee형, Cc형, 더피항체, 루이스항체, 키드항체 등 20여 종의 검사를 한 뒤 조건에 맞는 혈액을 넣어준다.

불규칙항체가 없는 사람이 있는 사람의 피를 수혈 받으면 적혈구가 깨져 생명이 위독할 수 있다.

황세희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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