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저모] “최악의 목표”유고관리 한마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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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국 대사관의 피해가 컸던 것은 대사관과 대사관저가 같은 건물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유고 탄유그통신이 보도. 피를 흘리며 탈출한 중국 대사관원들은 "26명이 남아있던 건물에 두 차례에 걸쳐 세 발의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며 "5층 건물의 지하까지 부서질 만큼 폭발은 강력했다" 고 말했다.

한편 이날 나토의 공습 목표물인 유고군 지휘부에서 수십m 떨어진 이탈리아 대사관도 피격됐지만 직원들이 퇴근해 희생자는 없었다.

○…불타는 중국 대사관에 달려온 한 유고 관리는 "나토가 최악의 목표물을 선택했다" 며 "이로써 나토와의 외교적 타협은 끝났다" 고 말했다고 일본 아사히 (朝日) 신문이 현지발로 보도. 이 관리는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95년 보스니아 협정 체결 직후 중국을 국빈방문하고 부인 미라 마르코비치도 여러 차례 베이징 (北京) 을 방문했다" 며 중국과 유고의 유대감을 강조.

○…대사관 피격 소식을 들은 중국의 대학생과 시민 2천여명이 8일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 앞에 몰려들어 밤 늦게까지 나토 폭격을 비난하는 격렬한 항의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미국을 타도하자" "미국인은 물러가라" 는 구호를 외치고 미 대사관 건물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중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은 이례적인 일로, 대사관 주변에 배치된 중국 경찰도 시위를 제지하지 않았다.

○…G8 평화안을 협상하기 위해 8일 영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러시아의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이 중국 대사관 피격 직후 방문계획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로빈 쿡 외무장관은 "방문 취소는 매우 유감스런 일" 이라고 말했다.

유고 연방을 줄곧 지지해온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나토의 공습은 야만적 행위" 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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