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작가의 인도 영상실험…VJ 김예경 6개월 답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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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무한 '영토확장' 에 나서고 있는 비디오 저널리스트 (VJ) .이제는 다큐 작가가 직접 6㎜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인도로 떴다.

고난 끝에 홀로 6개월간 '인도속의 작은 티벳' 을 찍고 돌아온 김예경 (39) 씨. 88년 KBS 주말단막극 '넌픽션드라마' 작가로 방송생활을 시작한 김씨의 이력은 화려하다. 영화판을 기웃거리다 잡지사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그러다 방향을 틀어 찾은 것이 바로 다큐. 94년 SBS 창사특집 '버섯' 으로 그해 방송대상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95년에는 8.15특집 다큐 '김치' '관동대지진' 을 만들었다.

이밖에도 '선암사의 비밀' '히말라야 고원의 망향가' 등 역사.사회물에서 '갯벌' '한국의 약초' 등 자연다큐까지 두루 훑었다.

그런 그녀가 직접 카메라를 들고 나서기로 결심한 것은 '그것이 알고 싶다' 를 맡고 있던 지난해 10월. "다큐작가를 하다 보니 나만의 시각으로 찍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지더군요. IMF가 터지기 전 PD들 몰래 홈리스들의 생활을 찍어봤어요. 기획력과 내레이션을 아무리 잘 써도 방송은 역시 영상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죠. "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훌쩍 인도로 떴고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잠수' 했다고들 했다.

하지만 6개월만에 그녀가 가지고 온 것은 1시간 분량 녹화 테이프 30개. 그 속에는 한번도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티베트 정통 불교의 수행처가 있는 북인도 깡그라 계곡의 꼬마승려들 모습에서 달라이 라마의 설교모습까지 티베트 망명인들의 삶의 여정이 담겨있다.

"대중 설교 행사, 신년행사인 로사를 집전하는 모습 등 달라이 라마를 3번 만났어요. 개인 자격으로 하다 보니 허가 받기가 참 어렵더군요. " 방송사와 PD를 등에 업고 하던 때보다 훨씬 힘든 작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경험은 작가로서는 '영상' 의 중요성을, VJ로서는 공동작업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준 산 교육이었다.

SBS '출발!모닝와이드' (오전6시) 는 13일부터 7일간 10분씩 그녀의 다큐를 방영할 예정이다.

우상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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