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테너 임웅균 독창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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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열린 음악회' '성공시대' 등 브라운관에서 더 친숙한 얼굴이 돼 버린 테너 임웅균이 오랜만에 독창회를 열었다.

96년 '아이다' 출연을 마지막으로 오페라 무대를 떠난지 3년만의 대규모 공연이다.

지난 27일 예술의전당 무대에 선 임웅균은 뮤지컬.가요.민요.성가곡까지 아우르면서 관객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춤과 패션쇼까지 동원하는 '과감성' 을 발휘했다.

경기도립오케스트라 (지휘 최선용)가 연주하는 '경복궁타령' 으로 막이 오른 이날 공연은 임웅균의 다양한 관심사와 재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새로운 시도라고 해서 그 결과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더구나 철저히 대중의 기호에 영합하는 그의 활동이 수준높은 오페라 관객 창출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이날 공연은 유료관객을 위한 '열린음악회' 처럼 보였다.

장내 방송이나 육성으로 작품 소개를 곁들인 것이나 마이크와 스피커를 동원한 것도 그렇다.

대중가수들이 출연하는 대신 그가 직접 대중가요를 부른 게 차이점이라고나 할까.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부른 노래는 오페라 아리아 단 2곡에 불과했다.

'공주는 잠못 이루고' 에서 마지막 고음 (高音)에서 '황금빛' 의 위력은 여전했다.

그런데도 귀를 후련하게 해줄 만큼 풍부한 성량과 고음을 자랑해온 그가 가곡을 부를 때도 굳이 마이크를 사용할 필요가 있었을까. 또 가곡.민요.아리아.가요를 막론하고 한결같이 직선적인 강한 톤을 구사해 표현력의 '어휘' 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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