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금 걱정 없는 DLS … 원자재 투자 안성맞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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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주가가 단기간에 많이 올라 지금 투자하자니 불안하다. 금·은·원유 등 상품가격이 올라 한번 모험을 하고 싶지만 실행에 옮기자니 두려움이 앞선다.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까닭에 ‘막차’를 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DLS)이 대안이 될 수 있다. DLS는 주식이 아닌 원자재나 농산물 등 상품에 투자한다. 또 최근에 출시되고 있는 DLS의 대부분은 원금보장형이다. 다소 생소하긴 하지만 DLS의 기본 구조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상품을 만드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하다. 다만 ELS가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한 반면 DLS는 이를 제외한 모든 자산에 투자한다.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하면 ELS, 금·은에 투자하면 DLS인 셈이다.

2007년까지 DLS는 인기 있는 금융상품 중 하나였다. 중국·인도 등 신흥국가들이 자원을 빨아들이고, 전 세계 핫머니까지 투기에 가담하면서 각종 상품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전후해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DLS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올해 들어선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가파르게 오르자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밀렸다.

그러다 최근 들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세계 경기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 우리투자증권 권현성 과장은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가 만기일 전에 조기 상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분산 투자의 수단으로 DLS를 적절히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식펀드의 단점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해외펀드에 투자하듯이 주식 투자의 위험 분산용으로 상품에 투자하는 DLS를 활용하라는 얘기다.


자본시장법 시행에 따라 투자 범위가 거의 무제한으로 확대되면서 DLS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신증권 이태진 대리는 “금·원유에 투자하는 DLS가 주종을 이루다가 천연가스·농산물·국제해운운임지수·탄소배출권 등으로 투자 대상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에 투자하는 DLS의 경우 대개 런던 금 시장에서 매일 오후 3시에 결정되는 금가격지수를 기초로 상품이 만들어진다. 만기일의 금지수가 기준일 대비 일정 구간 안에 있으면 상승률에 비례해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 많다.

미래에셋증권이 14일 출시한 DLS(제103회)는 유럽기후거래소(ECX)에서 거래되고 있는 2011년 12월 만기의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만기일의 가격이 최초 기준 가격의 100~160% 이내에만 있으면 가격 상승률의 50%를 지급한다. 예컨대 만기일에 가격이 40% 올랐다면 2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특정 회사의 신용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도 선보이고 있다. 대신증권의 DLS 25호는 삼성중공업과 관련한 신용사건(파산·지급불이행·채무재조정)이 발생하지 않은 경우 연 5.5%의 수익을 지급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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