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체류 고승덕씨 부인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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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승덕 변호사의 정치권 진입이 좌초된 주된 요인 중 하나는 부인과의 별거설이었다.

15년전 高씨와 결혼, 현재 미국 뉴저지주에서 거주하며 뉴욕의 미술가로 활약하고 있는 자민련 박태준 총재의 차녀인 부인 박유아 (38) 씨는 " (부부사이가)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고 답변했다.

朴씨는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침착한 음성으로 차근차근 답했으며 "남편과는 매일 통화하면서 최근의 문제들을 상의해왔다" 고 밝혔다.

朴씨는 "남편이 순진했던 것 같다" 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高변호사가 29일 아버님 (박태준 자민련총재) 을 찾아가 출마 포기를 밝혔는데.

"때늦었지만 지금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남편이 어느 당으로라도 출마했다면 귀국해 도왔을 것이다. 사실 내가 하는 일도 있고 집에 애들을 봐주는 사람도 따로 없어 귀국하기가 쉽지는 않다. "

- 高변호사는 '별거설 루머' 로 시달려왔다.

"개인적인 일인데…. 결혼해 20년 가까이 되면 부부도 친구가 되는 것 아닌가. 원수는 아니다 (웃음) ."

- 한나라당은 남편의 포기를 회유와 협박.납치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원래 그 동네 (정치권) 는 다 그렇게 하는 것 아닌가. 남편은 바보도 아니고 어린애도 아니다. 본인이 최종적으로 한나라당 공천을 받고자 했지만 완전히 마음을 확정하기 전에 야당이 너무 빨리 발표해 버렸다.

(회유.협박설은) 말도 안되는 소리다. "

- 박태준 총재가 아주 괴로워 했다는데.

"아버님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결과적으로 잘됐다. 그러나 사위가 소신에 따라 다른 당을 선택했다고 해서 '장인에게 등 돌렸다' 고 하는 것은 일방적인 매도 아닌가. "

- 현재 심정은.

"나는 아버님을 통해 정치가 어떤 것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남편이 정치하겠다는 것을 무지무지하게 반대했다. 정치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하겠다고 순진하게 나서는 것이다. 그러나 남편이 나이 40을 넘기며 인생을 다른 각도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굳혔으니 내가 싫다고 해서 계속 반대만 할 수도 없었다.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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