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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나리액젓…양조간장…양념시장 세대교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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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권불십년 (權不十年)'. 과자나 스낵류 시장에선 30~40년씩 된 장수제품이 여전히 시장을 지키고 있지만 주부들의 성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는 양념류 시장에선 간판상품의 세대교체가 활발하다.

핵 가족제의 확산으로 주 소비계층이 40~50대에서 20~30대의 젊은 주부들로 옮겨 가면서 입맛이 달라졌기 때문. 또 어린이들을 겨냥한 업체들의 '타깃 마케팅' 도 이런 변화를 부추기고 있다.

◇ 액젓 = 김치 등을 담그는 데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액젓류 시장에선 얼마 전까지만 해도 멸치액젓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그러나 지난 97년부터 맛이 담백하고 비리지 않은 까나리액젓이 20, 30대 젊은 주부 층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면서 '멸치 아성' 을 위협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97년 대상이 청정원 까나리액젓을 내놓은 것을 시작으로 98년 하선정.신동방 등이 잇따라 까나리액젓을 출시, 지난해 약 38%까지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반면 멸치액젓은 97년 시장의 59% 정도를 석권했으나 지난해 45%로 떨어졌다.

◇ 간장 = 밀을 염산으로 분해해 만든 산분해간장과 전통 메주를 띄워 만든 양조간장을 섞은 혼합간장이 간판으로 꼽혔으나 지난 96년 산분해간장의 발암물질 파동 이후 매출 신장세가 한풀 꺾였다.

반면 양조간장은 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데도 불구하고 96년 2백50억원에서 97년 3백50억원, 98년 4백억원으로 세 (勢) 를 불려가고 있다.

햇살담은 조림간장 (대상).맛간장 (진미).다시마간장 (삼원).햇볕간장 (신송식품) 등이 이같은 변화에 발맞춰 새로 선보인 양조간장. 샘표.몽고.오복간장 등 기존의 혼합간장 주력 업체들도 양조간장의 판촉을 강화하고 있다.

◇ 소금 = 천일염 중심에서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발맞춰 구운 소금 제품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구운 소금은 섭씨 8백도에서 소금을 구워 천일염 내의 불순물을 제거한 '건강지향' 소금으로 알려진 데다 천일염의 경우 국산과 중국산 구별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구운 소금시장 규모는 97년 1백억원, 98년 1백50억원, 98년 2백억원으로 해마다 급속히 커지는 추세다. 반면 중소 업체들이 많이 참여하고 있는 천일염 시장은 해마다 10%씩 줄어들고 있다.

◇ 레토르트류 = 자장.카레 등 소스 개념의 봉지형 제품이 퇴조하는 대신 미트볼.스파게티.스튜 등 도시락 형의 전자레인지용 제품이 뜨고 있다. 또 냉동만두 시장의 50% 정도를 장악하고 있던 교자만두 역시 매년 20% 정도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손만두 제품에 멀지 않아 자리를 내주어야 할 형편.

손만두는 기계로 찍어내는 기존 교자만두에 비해 소 (내용물) 와 형태를 다양화할 수 있는 데다 93년 '도투락 손만두' 를 시작으로 제일제당.롯데.취영루.금홍 등 관련 업체들의 참여가 러시를 이루며 지난해 5백억원대의 시장규모를 형성했다.

대상의 김상우 대리는 "양념 등 식품류의 성패는 주부들의 입맛에 달려 있다" 며 "이들을 상대로 한 맛 분석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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