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 석유봉쇄 나토- 러시아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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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나토 19개 회원국 정상들은 23일 석유금수 등 대유고 경제제재 조치를 담은 결의문을 채택한 데 이어 24일에는 클라크 나토군 총사령관에게 유고행 선박에 승선.수색하는 계획을 수립토록 지시, 유고에 대한 본격적인 경제봉쇄에 나섰다.

정상들은 유고가 알바니아계 주민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나토 평화안을 수락할 때까지 공습을 무기한 계속하면서 경제봉쇄 조치를 병행키로 결의한 뒤 24일 회담을 마쳤다.

유고행 선박에 대한 구체적인 승선.수색안은 회원국의 이견을 조율한 뒤 27일까지 마련될 예정인데 나토 관계자들은 "모든 선박의 유고입항을 막는 것은 아니며 특정선박의 화물을 검색해 석유포함 여부를 조사하는 형태가 될 것" 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3일 "만약 러시아 선박 등이 사찰을 거부한다면 선박을 압류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국제법상으로 전쟁행위에 해당한다" 며 우려를 표시했다.

제이미 셰이 나토대변인은 23일 브리핑에서 나토의 조치에 반발하는 러시아와의 충돌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을 의식, "나토는 이 문제뿐만 아니라 다른 문제들에 대해서도 러시아를 최대한 설득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집트를 방문중인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4일 나토조치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러시아는 국제적 약속에 따라 유고에 대해 석유를 계속 공급하겠다" 고 다짐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24일 나토의 석유 금수조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선박이 유고로 향할 경우 군사력을 사용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하지 않고 "그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고만 말함으로써 러시아에 경고의 뜻을 전했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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