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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회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은 ‘레바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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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제66회 베니스영화제가 12일 (현지시간) 폐막했다.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은 이스라엘 새뮤얼 마오즈 감독의 ‘레바논’이 차지했다. 남우주연상은 ‘싱글 맨’에서 애인이 죽은 뒤 외로움에 사로잡힌 동성애자 대학교수 역을 맡은 영국 배우 콜린 퍼스(사진 왼쪽)가 받았다. 이 영화는 패션 디자이너 출신인 미국 톰 포드 감독의 데뷔작이다. 여우주연상은 이탈리아 영화 ‘라 도피아 오라’에서 호텔 웨이트리스 역을 맡은 크세니야 라포포르트(오른쪽)에게 돌아갔다. 한국 영화는 경쟁 부문에 진출하지 못했다.

‘레바논’은 1982년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을 소재로 한 반전영화로, 이스라엘 병사들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마오즈 감독도 21세 때 이 전쟁에 참전했다. 그는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전쟁의 두려움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마오즈는 수상 소감에서 “세계 곳곳 전쟁터에서 무사히 살아 돌아온 수천 명에게 이 영화를 바친다”며 “그들은 멀쩡하게 일하고 결혼해 아이들을 낳았을 테지만 전쟁의 기억은 그들의 영혼에 깊이 뿌리 박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단은 “‘레바논’은 최근 이스라엘 미니-웨이브 계열 영화 중에서 가장 대담하고도 뛰어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단 위원장은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과 2007년 ‘색, 계’로 황금사자상을 두 번 거머쥔 리안 감독이 맡았다.

올해 황금사자상을 놓고 경쟁했던 미국 토드 솔론즈 감독의 ‘전쟁 기간의 삶’은 각본상을 받았다. 감독상에 해당하는 은사자상은 이란 출신 여성 감독인 시린 네샤트에게 돌아갔다. 네샤트 감독의 영화 ‘남자 없는 여자들’은 53년 미국 CIA가 지원한 이란 쿠데타를 배경으로 4명의 여성들의 삶을 그려냈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독일계 터키 감독인 파티 아킨이 감독한 ‘소울 키친’이 받았다. 미국 건강보험 시스템을 고발한 ‘식코’ 등 논쟁적 다큐멘터리로 유명한 미국 마이클 무어 감독은 ‘자본주의: 사랑이야기’를 출품했으나 수상하지 못했다.

[베니스 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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