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훈 회장 부자 대한항공 경영 손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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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진그룹 창업자인 조중훈 (趙重勳) 회장이 잇따른 항공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에서 물러났다.

이 자리는 趙회장의 장남인 조양호 (趙亮鎬) 대한항공 사장이 물려받았다.

대한항공 사장에는 심이택 (沈利澤) 부사장이 선임됐으며, 이태원 (李泰元) 부사장 등 상무급 이상 임원 29명은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등은 '일단 수용하고 앞으로의 경영혁신을 지켜보겠다' 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의 강한 질책으로 증폭된 대한항공 경영진에 대한 퇴진파문은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沈신임사장은 22일 대한항공 서소문빌딩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일부 운항노선을 축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고 외국인 임원도 1명 영입할 계획" 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측은 "조중훈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한진 등 5개 계열사의 회장직은 유지, 자문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고 설명했다.

조양호 회장에 대해서는 대표이사직을 맡지만 경영에서는 손을 떼고 전경련.국제업무 등 대외업무만 담당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강봉균 (康奉均) 청와대 경제수석은 "정부가 항공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책임경영 체제 구축을 요구했던 만큼 실질적으로 바뀌는지를 주시할 것" 이라고 밝혔다.

박지원 (朴智元) 청와대 대변인도 논평을 발표, "대한항공 스스로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 되는 것" 이라며 "청와대가 간여할 일이 아니다" 고 밝혔다.

건교부는 이르면 다음주 중 대한항공에 대해 사고노선에 대한 면허취소 또는 6개월 운항정지를 포함한 강력한 징계를 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연홍.김우석.김남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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