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북 양면 태도에 일희일비 안 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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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11일 북한의 임진강 무단 방류에 대해 언급하며 현 정부의 대북 기조를 다시 강조했다. 북한의 잘못은 당당하게 지적하되, 대화는 이어가겠다는 원칙이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자문단을 초청해 조찬을 함께하며 “무단 방류로 우리 국민이 희생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북한의 행동이 우리 국민의 생활과 안전에 직결돼 있음을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북한이 (강온) 양면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북한을 둘러싼 정세가 유동적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이 북핵 문제의 새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도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서울에 온 북한 특사조문단과의 면담 내용을 소개했다. “북한이 핵 포기를 결심만 한다면 경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도록 국제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설명하면서 ‘진정성이 있는 대화가 전제되면 남북 관계가 진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한 것이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은 임진강 사태에 대해서도 사과를 북한에 촉구해야겠지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생겨난 대화의 기회는 기회대로 살려 나가겠다는 생각인 것 같았다”고 전했다.

외교안보자문단도 이날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되 대화의 모멘텀(계기)은 살려 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상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일관성 있고 당당한 대북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20~30년이 지난 뒤에 되돌아보더라도 ‘그때 참 잘했다’는 평가를 받도록 정책을 세워야 한다”고 답했다.

정부는 이날 권태신 총리실장 주재로 차관회의를 열고 임진강 하류에 건설 중인 군남댐의 증축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또 2012년 완공 예정인 한탄강댐의 조기 완공도 검토하고, 남북 접경지역의 수계 감시를 위해 무인정찰기 등을 도입하기로 했다.

남궁욱·권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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