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복잡이, 보존-포획여부 놓고 '입씨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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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임진강 명물 황복의 보존과 포획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황복은 매년 4월말~5월말 산란을 위해 회귀하는 황복. 금강.섬진강.낙동강 등은 하구에 댐이 건설되고 물이 오염되는 여파로 이제는 임진강으로만 올라오고 있으며 숫자도 급감했다.

일반 복과는 달리 옆구리 부근이 황금색을 띠어 이름 붙여진 황복은 성어가 되기까지 3~4년 정도 걸리며 성어의 몸길이는 25~30㎝ 정도. 황복은 민물에 태어난뒤 바다로 돌아갔다 다시 민물로 돌아와 산란하는 대표적인 회귀성 어종.

황복요리는 시원하고 구수한데다 담백한 뒷맛이 일품이어서 복요리중 백미로 꼽힌다.

숙취 해소 효과가 있고 쓸개는 허리가 아프거나 담이 결리는데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달 말부터 황복이 돌아오기 시작할 경기도파주시 임진강 일대 30여곳의 복집에서는 벌써부터 예약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봄철에만 모습을 드러내는 황복은 식당에서 한마리 (1㎏) 가격이 8만원을 넘을 정도로 인기다.

이와 관련, 지난 94년부터 6년째 매년 봄마다 '황복 구출작전' 을 전개하고 있는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는 "멸종위기에 처한 황복의 수가 불어날 때까지 포획을 중단해야 한다" 고 주장하고 있다.

최기철 (崔基哲.89.이학박사) 서울대 명예교수는 "산란을 위해 올라오는 황복을 잡아서는 안된다" 며 "수산법에도 산란기 어족자원은 포획이 금지돼 있다" 고 밝혔다.

이에 대해 어부 金모 (50.경기도파주시파평면) 씨는 "황복의 수가 급격히 줄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최대 수입원인 황복을 잡지 않고는 생계에 타격이 심해 어쩔 수 없다" 고 말했다.

특히 어민들은 "최근 한국해양연구소에서 황복의 인공부화와 양식에 성공한 만큼 임진강에서의 포획은 큰 문제가 없다" 고 반박하고 있다.

해양연구소 한 관계자는 "현재 업자들에 의한 황복 양식이 진행 중이지만 대량번식이 되려면 2년이상 기다려야 한다" 면서 "앞으로 자치단체가 나서 치어를 방류하고 어민들은 쿼터를 정해 적당량만 포획하도록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전익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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