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노사 버티기협상…구조조정놓고 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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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와 지하철공사 노조간의 막바지 협상은 18일 오후 늦게까지 타결 가능성에서 한치의 진전도 보지 못한 채 팽팽한 평행선을 그었다.

시와 노조는 이날 오후 2시 비공개 실무협상을 열었으나 고성이 오가는 등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또 시 고위간부들은 노조 간부와 별도의 외부접촉을 통해 파업을 막기위한 교섭을 벌였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노조측은 파업 예정일을 이틀 앞둔 지난 17일 노동시간 단축과 인력 1천4백2명 증원이라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전격 철회했다.

그러나 ▶2000년말까지 지하철공사와 도시철도공사의 통합 ▶일방적 구조조정안의 철회.중단 ▶체력단련비.대학생 자녀 학자보조금 등의 단체협상안 이행 등을 골자로 한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았다.

노조는 시와 공사측이 이같은 안을 받아들일 경우 파업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는 "지하철공사의 구조조정은 반드시 추진돼야 한다" 는 입장을 고수해 팽팽히 맞섰다.

시는 17일 기관 성과급 명목으로 기본급 1백%를 조기 지급해 체력단련비 지급은 해결된 것으로 본다며 대신 인력 2천78명 감축안은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말해 협상의 여지를 열어놓았다.

즉 시는 기존 구조조정안의 범위내에서 협상을 진행하자는 입장인데 반해 노조측은 우선 시의 구조조정안을 철회한 뒤 노사가 참여한 새로운 안을 만들자는 입장이다.

노조 임성규 사무국장은 "새로운 안을 만들자는데 시가 합의한다면 18일 중이라도 파업을 전격 철회할 용의가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동득 서울시교통관리실장은 "기존안에 노조측의 요구를 수용할 수는 있지만 기존안을 백지화하는 것은 곤란하다" 고 반박했다.

시는 이날 오후 1시40분쯤 차량 검수를 위해 외부인력 24명을 군자 및 신정 차량기지로 투입했으나 노조측의 적극적인 저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3백여명은 군자차량기지 정문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였으며 차량기지 소속 직원 3백96명은 계속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문경란.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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