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레이더 영상 더 선명하게 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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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가장 정확한 디지털 신호를 만들어 내는 나라가 됐다. 이에 따라 몇 백억 광년 떨어진 우주의 영상이나 군 레이더의 영상을 선명하게 받아볼 수 있는 기반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나노영자표준연구단 정연욱 박사팀은 표준 디지털 신호를 기존 상용 제품에 비해 100배 이상 정확하고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정밀 표준신호 발생기를 개발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런 수준의 신호 발생기를 만들어 쓰고 있는 나라는 미국과 독일·네덜란드 등 몇 개국에 불과하다.

현재 표준신호는 반도체를 이용해 만든다. 즉 0과 1이라는 디지털 신호를 반도체로 만든 뒤 하나의 ‘~’ 형태의 아날로그 형태로 만든다. 이런 파형의 정밀도가 중요한 것은 전파망원경이나 레이더 등의 수신 신호의 기준점을 설정해주기 때문이다. 즉 좋은 기준이 있어야 좋은 영상이나 품질이 나온다. 그러나 반도체로 만드는 신호는 물질의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오차가 있다. 전류의 값이 어느 정도 이상이면 ‘1’, 그렇지 않으면 ‘0’이라는 식으로 정의해서 쓰기 때문이다. 정 박사는 조셉슨소자라는 초전도체를 사용해 더 정밀한 신호를 만들었다. 신호 값이 ‘0’이면 전류가 전혀 흐르지 않고, ’1’이면 정확하게 거기에 맞는 전류가 흘러야 그 신호가 나온다. 이 때문에 잡음이나 오차가 거의 없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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