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이 통일되고 나면 중국동포 분리운동 펼까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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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대 바잉턴 박사

중국이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이유는 무엇일까.'남북한이 통일된 뒤 중국 동북 지방에 거주하는 조선족들이 행여 분리 운동을 일으킬까 중국이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사지 타임 아시아판의 23일자 보도다. 중국이 최근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과거 고구려의 국경이 중국의 동북 지역에까지 미쳤으며 이 안에 현재 200만명 가까운 조선족이 살고 있는 점이라고 타임은 지적했다.

베이징(北京)은 남북한이 통일되고 나면 이들 조선족이 고구려를 통일 한국의 일부로 주장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운동을 펼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 대학의 마크 E 바잉턴 박사의 말을 인용한 것이다.

한국과 중국 동북 지방의 고대사 전문가로 현재 한국 고대사에 관한 책을 저술하고 있는 바잉턴 박사는 "통일 한국이 고구려 영토의 일부를 다시 찾으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 한국에서 이 같은 주장이 나오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고구려사에 대한 억지 해석을 시도하고 있다고 그는 꼬집었다.

칼럼니스트 필립 바우링은 17일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에 기고한 글에서 "일본이 중국의 민족주의에 맞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한국(의 민족주의)을 상대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일 남북 통일이 현실화돼 남한의 산업기술력과 북한의 인력.핵 보유능력 등이 결합한다면 한.중 간의 역학은 바뀔 것"이라고 해 바잉턴 박사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한편 타임은 서기 612년 수(隋) 양제(煬帝)의 침략을 고구려가 격파한 역사적 사실이 남북한 한국인들의 자부심의 원천이 되고 있다고 소개하며 그로부터 거의 1400년이 지난 이제 중국 학자들이 미묘한 땅 가로채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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