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로셰비치를 제거할수 없는 5가지 이유'-美지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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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과 나토는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유고 대통령을 코소보 사태의 책임자로 지목하고 있다.

그를 '인종학살' 의 원흉으로 규정하면서도 정작 그를 제거하는 데는 소극적이다.

왜 그럴까. 미국의 시사 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는 최근호 (19일자)에서 그 이유를 5가지로 간추려 제시했다.

◇ 탄탄한 벙커 = 유고는 폭격 대피용 벙커 구축의 명수다.

80년대에는 이라크에 후세인 대통령을 위한 벙커도 여러개 지어준 바 있다.

밀로셰비치는 베오그라드시 지하에 병원시설까지 갖춘 수개 층의 전용 벙커를 갖고 있다.

◇ 민간피해 우려 = 걸프전 말기 후세인 은신처에 터뜨렸던 것과 같은 5천파운드짜리 '벙커 파괴용' 폭탄을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밀로셰비치를 제거하지 못한채 막대한 민간인 인명피해만 초래할 우려가 크다.

◇ 법률적 문제 = 냉전시대 미 중앙정보부가 간혹 해외요인 암살음모를 꾸민 적이 있으나 포드 전 대통령과 레이건 전 대통령에 의해 거부된 적이 있다.

레이건은 행정명령 12333호를 통해 "미 정부에 고용되거나 이를 대표하는 어떤 인물도 암살을 획책해서는 안된다" 고 천명한 바 있다.

◇ 보복에 대한 두려움 = 세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서로 상대를 제거 목표로 삼지 않는다는 암묵적인 신사협정 같은 게 존재한다.

◇ 마땅찮은 후계자 = 밀로셰비치를 제거한다 해도 후계자는 그와 똑같은 민족주의자일 가능성이 많다.

특히 보이슬라프 세셀리예 유고 부총리같은 사람은 더 과격한 인물로 평가된다.

뉴욕 = 신중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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