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까치] '…코미디 파일' 인기있는 이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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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KBS2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목요일 밤11시) 의 인기코너 '택시 드라이버' .개그맨 서세원이 일일 택시기사로 나와 승객들을 무료로 태워다준다.

그 중간에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서민들의 살아가는 얘기. 직장이 문을 닫아 답답하고, 정년퇴직으로 인생이 달라지고 등등. 연출이 끼여든 것은 아닌지….

①연출은 거의 없다 = 승객들은 진행자 서세원을 단숨에 알아본다. 방송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줘 승객의 의사를 1백% 반영한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소년소녀돕기 때나 가출 청소년을 찾는 어머니의 경우처럼 사전에 출연자를 섭외한 경우는 두세번 뿐이다.

②카메라는 어디에 = 운전선 앞 유리창 중앙에 눈높이보다 약간 높게 설치됐다. 길이 5㎝, 직경 2㎝ 정도. 뒷좌석에도 6㎜ 디지털 카메라가 고정돼 있다. PD는 봉고차에 탑승해 승객의 오르내림을 촬영. 모두 3대가 가동된다.

③재미있는 사연을 찾아라 = 보통 5시간 동안 녹화한다. 밤9시부터 새벽2시까지. 12~13명의 승객이 타지만 방영되는 사람은 5~6명 정도. 20% 정도는 촬영을 거부한다. 또한 30~40%는 밋밋한 얘기에 그쳐 방송에는 부적합.

④PD도 참여한다 = 시청자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서세원의 귓속에는 작은 이어폰이 들어있다. 승객과 나누는 이야기를 다 들으면서 가끔씩은 질문할 내용에도 훈수를 둔다. 차안에서 화면을 보는 것은 물론이다.

⑤곤란한 점도 많다 = 프로그램의 취지는 세상사에 대한 민초들의 거침없는 육성을 듣자는 것. 그러나 정치.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가 나오면 승객들도 입을 다물기 일쑤다. 이재우 PD는 "신변잡기로 흐르는 경향이 못내 아쉽다" 고 말한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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