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풀린 리비아에 석유 메이저들 군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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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대 (對) 리비아 경제제재 조치 해제에 따라 리비아에 묻혀있는 막대한 규모의 원유를 겨냥한 세계 석유 메이저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몇몇 업체들은 이미 리비아 정부와의 협상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리비아에 대한 제재는 앞으로 90일 이내에 완전히 해제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리비아에 대한 정유 및 수송 장비 제공이 허용된다.

이탈리아의 ENI사와 영국의 라스모 PLC는 6일 "리비아 투자를 확대키로 했으며 조만간 구체적 방안을 리비아 정부와 협의할 것" 이라고 발표했다.

로열 더치셸도 6일 "리비아 석유산업은 매력적이며 경제제재 조치가 완전히 해제되면 석유와 가스 매장량이 많은 리비아에 관심을 쏟을 것" 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코노코.아메라다 헤스.USX - 마라톤 등도 당장 리비아 투자에 뛰어들 채비다.

유엔과는 별도로 미 정부가 80년대초부터 리비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전격 시행함에 따라 시추장비 등 약 20억달러에 달하는 자산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코노코의 칼튼 아담스 대변인은 6일 "리비아로 다시 돌아가 영업을 재개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고 밝혔다.

이밖에 프랑스의 토탈, 오스트리아의 OMV, 스페인의 렙솔, 스웨덴의 런딘 오일 등이 리비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리비아의 석유매장량은 밝혀진 것만 해도 약 3백억배럴. 게다가 석유 생산비용은 배럴당 5달러로 영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절반 가까이 싸다.

석유전문가들은 "리비아에서 석유사업을 하면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밑으로만 떨어지지 않는 한 수익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 고 분석했다.

92년 유엔의 제재조치 이후 2백40억달러 상당의 수입감소를 겪은 리비아도 석유 메이저들의 투자 유치에 적극적이다. 이달 말 제네바에서 열리는 석유장관회의에서 리비아는 향후 4년간 석유개발권에 대한 입찰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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