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신기록에 목숨 건 멕시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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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8월 말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의 혁명기념조형물 광장에선 1만2937명이 한꺼번에 춤을 췄다.

안무가의 지도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스릴러’ 춤을 따라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참가자들은 개의치 않고 즐거워했다. 기네스북에 올라갈 거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기네스북에 가장 빠진 국가’라는 항목이 있다면 단연 멕시코가 최고가 될 거라고 뉴욕 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멕시코시티 행사는 지난 5월 미국 버지니아주 대학생 242명이 참여해 세운 집단 마이클 잭슨 춤 따라 추기 기록을 50배 이상 앞질렀다. 멕시코 음악도시 과달라하라에서는 또 하나의 기네스 기록이 나왔다. 거리의 악사 549명이 한꺼번에 공연을 펼친 것. 콘트라베이스 주자와 바이올리니스트 등 참가자들은 국제 마리아치(거리음악사) 페스티벌에 참여해 사상 최대의 거리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지난달 1일에는 산 루이스 포토시에서 81명의 모델이 1320m나 되는 긴 무대에서 패션쇼를 열었다. 하이힐을 신은 모델들은 죽을 맛이었지만 어쨌든 새 기네스 기록이 탄생했다.

약 3.8㎏짜리 세계 최대의 미트볼과 55명의 주방장이 60시간 동안 만들어낸 세계 최대의 치즈 케이크 기록도 멕시코에서 나왔다.

지난 밸런타인데이(2월 14일) 땐 세계 최대의 도시 내 광장인 멕시코시티 조칼로에서 4만 명이 동시에 키스하는 기록도 세웠다.

최근 세계로 확산하고 있는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 때문에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11세 투우 신동 미셀 라그라베르가 2시간 동안 6마리의 황소를 거꾸러뜨린 기록은 동물 학대란 이유로 기네스북 등재를 거부당했다. NYT는 “멕시코가 올해 경제위기에다 신종 플루의 진원지로 알려지면서 관광 수입이 크게 줄었지만 풍성한 신기록도 냈다”고 전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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