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6일은 獨 유고침공 58주]세르비아인 대규모 집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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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4월 6일은 유고 세르비아인들에게 특별한 날이다.

1941년 독일이 유고를 침공한 날이기 때문이다.

나토공습을 받고 있는 유고는 이날 어느 때보다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2차대전 당시 상황을 현재의 나토공습과 결부시키며 민족의식을 고취, 결사항전 의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당시 유고는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만 남은 현재와는 달리 슬로베니아.크로아티아.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마케도니아가 모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41년초 유고의 친 (親) 나치 정권이 세르비아 민족주의자들에 의해 무너지자 독일은 베오그라드를 무차별 폭격하며 침공했다.

결국 나치에 점령당하자 1918년 건국 이후 세르비아계가 주도했던 유고는 갈기갈기 찢어졌다.

북서부 슬로베니아는 독일령이 됐다.

크로아티아는 친나치 국가로 독립했고 독일은 이들에게 보스니아 - 헤르체고비나를 넘겼다.

마케도니아는 언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불가리아가 합병했다.

뿐만 아니고 남은 세르비아 영토의 상당 부분도 연고가 있는 이웃 나라들에 빼앗겼다.

북부 보이보디나주 (州) 는 헝가리계가 20%정도 산다는 이유로 헝가리가 병합했다.

일부 크로아티아계가 살던 세르비아 북서부지역은 크로아티아가 가져갔다.

일부 루마니아.불가리아계 소수민족이 살고 있던 동부 영토도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가 점령했다.

코소보 사태의 빌미가 된 나토공습에 유고인들이 나치 점령시절을 연상하면서 결사항전을 다짐하는 것도 이런 역사적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외부의 압력에 한번 눌리면 당시처럼 국토의 상당수가 여러나라에 분할될지도 모른다" 는 절박감이 유고인들을 내리누르고 있는 것이다.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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