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있는 아침] 김용화 '그리운 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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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꼬불깐

돌아서

은행나무

말무덤

금마천 살진 메기 물살을 친다

의사총을 끼고

숯거리를 들어서면

장닭이 목청 뽑아 홰를 쳐 울고

아침볕에

조양문

젖은 머리 말릴 때

월산 진달래

붉더라 붉더라

- 김용화 (46) '그리운 홍성'

천안~장항 그 통일호를 타면 마음이 절로 드넓어 서러워진다.

그럴 때 홍성쯤 멈춰 먼 산 바라본다.

그 곳에서 태어난 사람이면 근대사 벽두 유난스러웠다.

그 곳도 한갓 향토의 진미에 그윽해진다.

'그리운 홍성' 은 그렇게 가난조차 넉넉함이었다.

고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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