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결승행 보인다'… 삼성 격파 2승1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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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큰 승부에서 이기려면 큰 경험이 필요하다.

프로농구 원년 챔피언 기아의 경험과 강인한 승부근성은 역시 돋보였다.

기아는 2일 잠실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준결승 3차전에서 삼성을 84 - 78로 눌러 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1승만을 남겨놓았다.

기아의 클리프 리드 (22득점) 는 무려 20개의 리바운드를 따내며 4쿼터 승부처에서 9득점을 집중, 승리의 수훈갑이 됐다.

중심없는 플레이를 펼치며 허둥대다 1승2패로 밀린 삼성은 4일 4차전에서 배수진을 치게 됐다.

기아는 원년 플레이오프에서 허재를 버림으로써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그러나 삼성은 숙명과도 같은 문경은이라는 굴레를 벗지 못했다. 삼성에 문경은 없이 이겼던 2차전의 경험은 사라지고 없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문경은은 쓰지 않겠다" 고 다짐하고도 2쿼터 들어 문을 기용했다.

이날 6득점에 그친 문은 수비에서는 삼성의 구멍이었고 공격에서는 대문밖에 꽂아놓은 말뚝이었다.

삼성 센터 버넬 싱글튼 (32득점) 의 골밑 공격이 아니었다면 일찌감치 기아의 승리가 굳어졌을 경기였다.

기아는 강동희가 삼성의 이슈아 벤자민에게 8득점에 묶였지만 전반 봉하민, 후반 리드의 활약으로 승리를 빼냈다.

봉하민은 삼성의 수비가 강동희에게 집중되는 틈을 타 전반에만 14득점했다.

또 리드는 62 - 60으로 쫓긴 4쿼터 3분쯤 4개의 리바운드를 잇따라 잡아내고 이중 3개를 골밑 득점으로 연결시켜 승부를 결정지었다.

기아는 강동희가 봉쇄되자 제이슨 윌리포드 (25득점)가 볼을 핸들링하며 경기를 풀어가는 응급조치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삼성은 추격기회를 잡을 때마다 문경은의 한방에 연연했다.

허진석.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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