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PO] 현대·기아, 4강전 첫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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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프로농구 정규리그 1, 2위팀 현대와 기아가 나란히 플레이오프 준결승 첫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현대는 3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벌어진 나래와의 경기에서 슈터 조성원 (24득점.3점슛 6개) 의 막판 대활약에 힘입어 데릭 존슨 (30득점.9리바운드).허재 (18득점.9어시스트) 를 앞세운 나래를 1백2 - 99로 간신히 뿌리쳤다.

기아는 부산경기에서 강동희 (32득점) 의 노련한 경기운영으로 삼성을 97 - 83으로 제압했다.

[현대 - 나래]

조성원은 현대 선수 가운데 가장 자주 벤치를 들락거리는 선수다.

이날 나래와의 경기에서도 조성원은 세차례나 벤치를 들락거렸다.

3점슛 12개가 빗나간 첫쿼터 5분만에 첫 교체사인을 받았다.

조성원의 얼굴에서는 불쾌감이 역력했다.

그러나 조는 기다렸다.

신감독은 후반 들어 조성원을 다시 기용했다.

그리고 다시는 벤치로 부르지 않았다.

조성원은 후반에만 19점을 퍼붓는 한편 나래 허재를 철저히 막아내 후반 6득점으로 잠재웠다.

3쿼터 1분쯤 43 - 54로 밀렸을 때부터 조성원의 골퍼레이드는 시작됐다.

2분쯤 터진 조의 3점슛은 현대의 후반 첫득점. 현대는 48 - 59로 뒤진 4분쯤 조의 3점슛 2개로 54 - 59로 따라붙었다.

이어 시소게임으로 진행되다 조성원이 나래 수비숲을 헤집고 패스한 볼을 추승균 (16득점) 이 정면 3점포로 연결했을 때 현대는 64 -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나래에도 찬스는 있었다.

종료 39초 전 허재의 자유투 1개로 96 - 99로 따라붙었던 상황이었다.

이 고비에서 존슨이 남아 있지 않은 작전타임을 요청하는 바람에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당한 것이 뼈아팠다.

대전 = 허진석 기자

[기아 - 삼성]

'무적함대' 기아에는 2주간의 휴식으로 인한 경기감각 유지 여부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충분히 비축된 체력과 베스트 5의 완벽한 조화를 바탕으로 삼성을 거의 일방적으로 몰아붙였다.

경기전 삼성 김동광 감독은 "경기를 능수능란하게 풀어갈 능구렁이 한마리만 있으면 좋을텐데…" 라며 말끝을 흐렸다.

기아 강동희를 의식하고 한 말이었다.

김감독의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경기시작 4분 동안 벤치에서 삼성공격의 흐름을 지켜보고 코트에 나선 강동희는 깨끗한 3점포로 신고식을 마쳤다.

이후 강의 손을 떠난 볼은 삼성의 수비망을 교묘히 피해 동료들에게 투입되면서 기분좋게 바스켓으로 빨려들어갔다.

전반은 53 - 36으로 기아의 완벽한 우세승. 그러나 삼성의 거친 플레이에 말려들면서 위기는 찾아왔다.

파이팅 좋은 클리프 리드가 전반종료와 더불어 5반칙으로 물러난 것이다.

위기의 순간 강은 변함없이 자기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동료들에게 압박수비와 함께 심리전에 말리지 말도록 주문하며 경기에 대한 집중력을 요구했다.

63 - 54로 리드하고 있던 3쿼터 종료 2분49초 전 강은 그림같은 3점슛 2개를 잇따라 성공시켜 삼성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강은 이날 3점슛 4개를 포함해 32득점.4어시스트로 기아의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주포' 문경은 (9득점) 의 득점포가 침묵을 지키는 바람에 무릎을 꿇었다.

부산 = 김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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