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이 웃는 이] 3. 연령별 치아관리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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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치아관리에도 시기가 있다.

연령에 따라 치아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가 제정한 생애주기별 구강건강법을 통해 연령별로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알아본다.

◇ 유아기 (0~5세)〓평생의 치아건강이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 유치는 어차피 빠질 것이므로 적당히 관리해도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연세대치대 소아치과 최병재 (崔秉在) 교수는 "유치에 충치가 많으면 영구치에도 충치가 많이 생기며 치아배열이 비뚤어져 덧니를 만든다" 고 설명했다.

아기를 달랜다고 우유나 요구르트를 물려 재우는 것은 금물. 백발백중 충치가 생긴다.

치아가 처음 나는 생후 6개월 무렵부터 칫솔질을 시작하기 전까진 젖을 먹인 뒤 거즈나 젖은 수건으로 닦아줘야 한다.

충치가 가장 많이 생기는 시기는 3세 전후. 따라서 말귀를 어느 정도 알아듣는 2세부터는 끼니마다 부모가 칫솔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 학령기 (6~17세)〓유치에서 영구치로 바뀌는 시기다.

중요한 것은 이가 조금 흔들린다고 무작정 빼는 것. 이 경우 치열이 흐트러져 이가 잘 들어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발치는 치과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충치가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큰 연령은 6~8세. 특히 치아 가운데 가장 중요한 첫째 어금니를 눈여겨 봐야한다.

첫째 어금니는 앞니로부터 세어 6번째에 해당하는 치아로 상하좌우로 각각 4개가 있다.

서울시 학교보건원 구강보건관리실 곽정민 (郭禎玟) 박사는 "적극적인 충치예방을 위해서라면 불소도포를 하거나 실란트로 치아표면을 얇은 막을 씌우는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고 말했다.

치열이 불규칙한지 살펴보는데 가장 적당한 시기는 초등학교 6학년 무렵.

◇ 청년기 (18~40세)〓이때부턴 충치보다 잇몸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1년에 한 번 꼴로 치과의사를 찾아 치아 사이에 쌓인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받는 것이 필수. 사랑니 발치, 입냄새와 턱관절 장애도 이 무렵 점검하도록 한다.

사랑니는 가능하면 염증을 일으키기 전에 빼주는 것이 좋다.

이 무렵 특히 임신한 여성은 주의해야 한다.

호르몬의 변화로 잇몸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국산업구강보건원 한영철 (韓永哲) 박사는 "임신일수록 칫솔질을 열심히 해야하며 임신 전 스케일링을 받고 말썽을 빚을 소지가 있는 사랑니는 미리 빼야 한다" 고 충고한다.

◇ 장년기 (40~60세)〓잇몸질환이 본격화되는 시기. 서울대 예방치학과 문혁수 (文赫秀) 교수는 "칫솔질 외에 치실과 치간칫솔 사용을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칫솔질만으론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찌꺼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잇몸 사이에 피가 나는 등 잇몸질환 증상이 있는 사람은 치실과 치간칫솔 중 하나를 골라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좋다.

위아래가 아닌 좌우로 이를 닦는 잘못된 양치질 습관을 지닌 사람이라면 치아가 닳아 이가 시리기 쉽다.

치과에서 충전재료로 채워주면 쉽게 치료된다.

◇ 노년기 (61세 이후)〓침이 잘 분비되지 않아 세균이 구강 내에서 잘 자라 잇몸질환과 충치가 더욱 악화한다.

문제는 입마름증을 해결하기 위해 사탕을 즐기다 충치가 심해지는 것. 양치과 양진용 (梁晋) 원장은 "사탕을 먹은 후엔 물을 자주 마셔야하며 입마름증엔 타액분비를 촉진하는 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고 강조했다.

잇몸질환은 약으로 치료할 수 없다.

증상완화엔 도움을 주지만 근본치료는 되지 못하기 때문. 따라서 잇몸질환엔 초기부터 스케일링이나 잇몸수술을 통해 잇몸질환의 원인인 치석과 염증을 뿌리째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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