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애 "세차례 극비 성별검사" 23년만에 깜짝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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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육상 중장거리 스타였던 임춘애(40)가 "세 차례에 걸쳐 극비리에 성별검사를 받았다"고 고백했다.

임춘애는 최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1986년 서울에서 열린 제10회 아시안게임 때 '중성'이라는 소문 때문에 세 차례에 걸쳐 성별검사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임춘애는 86아시안게임에서 800m와 1500m, 3000m 금메달을 차지하며 일약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깡마른 몸매와 중성적인 이미지가 깊은 인상을 남겼고, '라면소녀'라는 별명이 붙으면서 더욱 화제가 됐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성별검사를 하게 돼 있으며 물론 임춘애도 했다. 그런데 800m 예선을 마쳤을 때 '얄궂은'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임춘애는 "나보고 '반은 남자 반은 여자'인 중성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성별검사를 다시 받아야 한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곧바로 성별검사를 또 받았고 결국 여성으로 판정받고 3관왕에 올랐다. 임춘애는 "그럴만도 했다. 그때까지 생리를 안했고, 깡말라 가슴도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제는 다시 불거졌다. 한달쯤 지났을 무렵 한국체육과학연구원에서 성별 검사를 다시 한 것. 임춘애는 "메달 때문에 입을 다물고 있던 전문가들이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자고 마음먹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임춘애는 세 번째 검사에서 최종적으로 여성으로 판정받았다. 기본검사 외에 두 차례의 성별 검사는 모두 극비리에 진행됐고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져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뉴스 jdn@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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