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뇌염돼지'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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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말레이시아에서 일본 뇌염이 극성을 부리며 지난해 10월 이후 지금까지 53명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말레이시아는 뇌염 바이러스의 숙주로 알려진 돼지 30여만 마리의 도살에 나서는 등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 20일 군병력을 동원, 남서부의 네그리 셈비란주 (州) 3개 마을에서 수천마리의 돼지 학살을 시작했다.

관리들은 앞으로 1주일 내에 이 지역 30여만 마리의 돼지들이 사살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0월 북부 페락주 돼지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일본 뇌염이 확산되며 이 지역에서만 34명이 숨지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는 데 따른 조치. 특히 싱가포르와 태국이 19일 말레이시아산 돼지의 수입을 전면 중지하자 말레이시아 정부도 다급해졌다.

싱가포르의 경우 98년에도 전체 돼지 소비량의 약 80%에 이르는 1백여만 마리를 말레이시아로부터 수입했던 나라. 그러나 최근 자국의 돼지 도살장 근로자 1명이 뇌염에 걸려 죽고 여러 명이 일본 뇌염에 걸리자 2개의 도살장을 일시 휴업시키고 말레이시아산 돼지의 수입을 금지했다.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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