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이상고온으로 생태계 뒤죽박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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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겨울철 이상 고온으로 인해 영남지역의 잣나무가 집단 고사하는가 하면 바다의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정어리가 크게 감소하는 등 기상이변이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업연구원 임종환 연구사는 19일 기상청에서 열린 '이상기후 워크숍' 에서 "최근 경남북과 전북지역에서 잣나무가 많이 죽고 있어 병해충과 토양상태를 조사한 결과 겨울철 고온다습한 현상으로 나무가 쇠약해져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 밝혔다.

또 강원도 계방산지역의 신간나무.분비나무의 경우 지난 96년 이후 3, 4월의 평균기온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잎이 피어나는 시기도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임연구사는 덧붙였다.

이밖에 설악산에서도 최근 1년에 1~2세대를 거치는 나비류가 3~5세대를 거치는 나비류보다 30년 전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도 지구 온난화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됐다.

해상에서도 엘니뇨의 영향이 감지됐다.

한국해양연구소 극지연구센터 김수암 책임연구원은 "최근 멸치.고등어의 어획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엘니뇨로 인한 우리나라의 겨울철 남해 수온 상승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고 발표했다.

이에 반해 정어리는 한때 자원량이 크게 증가했다가 최근 갑자기 소멸하는 경향을 보인 것도 수온 변동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한반도에서 기상재해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 60년대 연평균 1천1백64억원에서 90년대엔 5천5백50억원 등으로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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