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총재회담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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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 대통령과 이회창 총재는 17일 청와대 金대통령 집무실 옆 백악실에서 오전 8시 정각부터 5분여 동안 환담한 뒤 배석자들을 물리치고 조찬을 겸한 단독회담을 시작. 이날 회담은 당초 2시간 정도로 예정됐으나 45분 늘어난 오전 10시45분에야 끝나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하고 싶은 얘기들이 충분히 오갔음을 짐작하게 했다.

회담은 金대통령 권유로 李총재가 먼저 준비해간 8개 항목을 설명하고 金대통령의 답변을 들은 뒤 金대통령도 5개 항목에 걸쳐 의견을 밝히는 순으로 진행.

두 사람은 메모지에 깨알같은 글씨로 상대방 얘기를 받아적었다.

회담이 끝난 직후 두 사람은 청와대 박지원 대변인과 한나라당 안택수 대변인을 회담장으로 불러 회담 내용을 구술, 발표토록 했다.

환담에서 金대통령이 마침 이날 발표된 북한 금창리 핵의혹 시설에 관한 북.미협상 타결에 대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고 말하자 李총재도 "신문 보도를 보니 꽃들이 피기 시작하더라" 며 "올 봄은 열흘쯤 일찍 온 것 같다" 고 덕담했다.

金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리 백악실 입구에 서있다 李총재를 맞아 악수한 뒤 자리에 앉아 "시간이 나면 오찬을 하려 했는데 이렇게 됐다" 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李총재는 "조찬하는 게 시간 여유도 있고해서 도리어 더 좋다" 고 답했다.

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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