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물대사전' 단군부터 최종현까지 '정보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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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한국정신문화연구원이 '한국인물대사전' 을 출간했다.

67년 신구문화사가 펴낸 '한국인물사전' 이후 32년만이다.

97년 정문연 부설 한국학정보센터가 기획, 8백명의 관련학자들이 참가했다.

단군왕검부터 98년 작고한 시인 박두진, 기업인 최종현, 민속학자 임석재 등까지 포함, 1만6천명을 담았다.

원고지 5만6천장, 사진자료 1천5백장의 방대한 분량을 2천8백쪽, 2권으로 묶었다. (중앙M&B간)

'인물을 통해 보는 한국사' 라는 부제에 걸맞게 이 사전은 인물 프로필 뿐 아니라 관계된 역사적 사실을 다양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를테면 '정약용' 의 경우 그의 일생을 3기로 나누어 시기별 학문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해 '다산학의 산실' 로 일컬어지는 다산초당이 세워지는 과정을 비롯, 대표적인 저서 '목민심서' 의 내용을 간략히 소개해 인물을 통한 한국 사상사를 훑어볼 수 있다.

또 '장보고' 의 경우 당시 해상 상황.청해진 설치.군사훈련 방식을, '이순신' 의 경우 한산도 대첩.거북선 건조 등에 대해 상세히 서술해 우리 역사 속의 삶과 문화, 생활철학을 종합적으로 참고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잘못 알려진 정보를 바로 잡은 것도 특징 중 하나. 지금까지 통용된 인물의 생몰년도, 연루된 사건 연도 등을 각종 전거 문헌을 통해 재확인, 바로잡았다.

고구려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 (柳花) 부인의 타계년도를 서기전 24년으로 밝혀냈으며, 정도전 (鄭道傳) 의 탄생연도를 1337에서 1342년으로 바로잡은 것들이 그것이다.

그밖에 단군왕검에서부터 조선순종까지의 왕실 가계사 (史) 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왕실가계도' , 인물의 자와 호 일람표, 관직용어등 주요 용어설명의 부록도 다른 사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다.

인물 연구가 역사연구의 주요한 한 방법론으로 대두하고 있는 현실에서 "국내 인물에 대한 본격적 참고자료가 출간된 것은 일단 환영할 만 하지만, 본격적 연구자료가 되기 위해서는 보완작업이 필요하다" 고 서울시립대 사학과 이익주 교수는 말한다.

사회주의 계열 인물이 누락된 것이 대표적인 예로 이에 대해 한상진 정문연 원장은 "빠른 시일 안에 21세기를 여는 새 시대의 명실상부한 한국의 인물대사전으로 수정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원장은 "정문연의 내부 인력 뿐 아니라 외부 연구진도 수용하겠다" 고 덧붙였다.

고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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