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金대통령 방일때 나리타공항 해커침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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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도쿄 = 남윤호 특파원]지난해 10월 김대중 (金大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당시 나리타 (成田) 공항 부근에 관제탑을 사칭한 '무선 (無線) 해커' 가 출몰, 이착륙하는 항공기들이 추락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11일 일본 운수성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승객 4백1명을 태우고 나리타공항을 출발해 파리로 향하던 프랑스의 에어프랑스271편 점보기가 악천후로 나리타로 귀항하는 도중 관제탑을 자칭하는 가짜 무선을 받았다.

이 무선은 영어로 "연료를 버리고 고도를 1천5백m로 낮추라" 고 지시했으나, 이에 의문을 품은 기장이 나리타공항 관제탑에 조회한 결과 가짜 무선이었음을 확인, 안전히 착륙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이 비행기는 해발 3천7백76m의 후지산 부근을 지나고 있었으므로 기장이 가짜 무선의 지시에 따랐다면 후지산에 부딪혀 대형 참사를 빚을 위험이 있었다.

운수성은 이 사건을 보안상 이유로 비공개에 부친 뒤 무선전파를 관할하는 우정성과 함께 조사를 벌여왔으나 지금까지 범인을 잡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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