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짱 되고 싶어? 군대 가면 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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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군대에 가면 ‘몸짱’이 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현주(37) 국방부 보건정책과 주무관이 지난달 28일 인제대에서 받은 박사 학위(보건학) 논문이 그것. 이 주무관의 논문 ‘의무복무 중인 현역병의 입대 후 체질량지수(BMI·Body Mass Index) 변화와 영향 요인’에 따르면 군 입대 전 저체중과 과체중에 해당하는 상당수의 장병이 군 생활 중 정상이 된 경우가 많았다.

현역병 301명을 대상으로 입대 전과 후의 국제보건기구 기준 BMI를 분석한 결과 입대 전 저체중이었던 52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4명이 정상 체중이 됐다. 또 과체중이었던 91명 중 35명이 정상 체중이 됐다. 이에 따라 정상 체중은 전체의 52.5%인 158명에서 217명(72.1%)으로 대폭 늘었다.

이 주무관은 “입대 후 장병들의 체중이 단순히 감소한 게 아니다”며 “입대 전에 허약했던 사람은 체중이 많이 증가했고, 뚱뚱한 사람은 체중이 감소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식사와 수면 등 생활 환경이 규칙적으로 바뀐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체질량지수인 BMI는 개인의 비만도를 통해 건강 상태를 평가하는 지표로, 체중을 ‘미터(m)로 환산한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BMI 18.5~22.9가 정상 범위에 속한다.

과체중 장병을 계급별로 분류한 결과 이병 22.5%, 일병 21.8%, 상병 12.8%, 병장 16.4%였다. 군 복무 기간이 지날수록 과체중 비율이 줄다가 제대 직전 다시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또 최근 입영하는 장병일수록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비율과 과체중 비율이 동시에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군 관계자는 “최근 입영 대상자들 중 영양 과다 섭취에 따른 과체중, 고도비만에 해당하는 신병이 늘고 있는 추세”라며 “동시에 정상 범위에 해당하는 인원도 증가하고 있어 운동을 통해 자기 몸매를 관리하는 사회 분위기를 신세대 장병이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병장들의 BMI 정상 범위 비율은 67명 중 51명(76%)으로 조사됐다. 이 관계자는 “군 목욕탕에서 사병들의 몸 상태만 봐도 계급을 대충 구분할 수 있다”며 “이병은 군살로 두둑하지만 입대 1년이 지난 상병 정도만 되면 몸에 군살이 거의 없어지고 균형 잡힌 몸매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특기별로는 전투·정비·수송 등 육체 활동량이 높은 병사 집단이 사무실 당직·통역·전산 등 행정직과 GOP 경계근무 병사 집단에 비해 BMI가 낮았다. 또 지휘관이 부대원의 체중 조절에 관심이 많을수록, 부대에서 체중 조절 교육을 받을수록 입대 전에 비해 BMI가 감소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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