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규·김은혜, 첫 공동 대변인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은혜 청와대 신임 대변인이 31일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 대변인은 박선규 대변인(左)과 함께 사상 첫 청와대 공동 대변인이 됐다. [뉴시스]

청와대가 역사상 처음으로 공동 대변인 시대를 맞게 됐다. 이동관 전 대변인이 홍보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박선규(48) 전 언론2비서관과 김은혜(38) 전 부대변인이 나란히 비서관급 공동 대변인에 임명됐다. 그동안 대통령의 ‘입’인 청와대 대변인 직은 두 사람이 나눠 맡은 전례가 없었다. 정당에선 남녀가 짝을 이룬 공동 대변인제가 이미 정착 단계에 들어섰지만 청와대만은 사정이 달랐다.

공동 대변인제는 두 사람이 서로의 단점을 보완하는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언론의 대변인 접촉 빈도를 늘린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마음이 맞지 않고 경쟁관계로만 흐를 경우 알력과 갈등을 낳는 경우가 많다. 신임 박 대변인(KBS)과 김 대변인(MBC)은 뉴스 프로그램 앵커 경험이 있는 방송기자 출신이다. 두 사람이 ‘이동관 대변인실’에서 이미 1년 이상 한솥밥을 먹으며 호흡을 맞춰왔고, 두 사람 모두 이동관 홍보수석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작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날 박 대변인은 임명 소감을 통해 “대통령의 대변인이 얼마나 큰 자리인지 잘 알기에 걱정이 앞선다”며 “대통령의 뜻을 언론인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대변인 임명 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머릿속에 처음 떠오른 생각은 재경임중(才輕任重)이다. 재주는 가벼운데 임무는 막중하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몸은 낮추고 마음은 소통의 자세로 열어놓겠다”고 다짐했다.

청와대 대변인실이 홍보수석실로 흡수되면서 과거 언론1비서관실이 담당했던 신문 관련 업무와 언론2비서관실이 맡았던 방송 관련 업무는 ‘언론비서관실’로 일원화되며, 박흥신 현 언론1비서관이 이를 총괄할 전망이다.  

서승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