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홍보 공무원 된 붉은악마 '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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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2년 월드컵 때 축구 국가대표팀 서포터스 '붉은악마'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던 신동민(33)씨가 공정거래위원회의 홍보전문가로 채용됐다. 2년 계약에 5급 사무관 대우를 받고 9일부터 출근할 예정이다. 월드컵 당시 붉은악마의 홈페이지 편집장과 미디어팀장으로 대외홍보를 책임졌던 그는 앞으로 공정위의 인터넷 홍보활동을 담당하게 된다.

"월드컵 기간에는 국내외 기자들을 무척 많이 상대했죠. 하루 24시간 계속 전화받으며 일을 해야 했어요."

이렇게 과로한 탓에 신씨는 이탈리아와의 8강전이 끝난 뒤 쓰러져 병원 응급실로 실려갔고 스페인과의 4강전은 집에서 TV로 응원해야했다고 한다. 월드컵이 끝난 뒤 다음커뮤니케이션 기자로 일했고, 올 2월부터 파란닷컴의 뉴스파트장으로 근무했다. 붉은악마의 운영도 후배들에게 넘기고 지금은 고문직만 맡고 있다.

인터넷 분야에서 입지를 다져가던 그가 공정위에서 일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었기 때문.

"주변의 권유로 공정위 홍보전문가 응모에 지원했어요. 지원하기 전에 공정위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내가 할 일이 있을 것 같았어요. 며칠간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지만 무엇이 새로운 건지 쉽게 찾아볼 수가 없더라고요."

그는 공정위에 소비자 보호 기능이 있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됐다고 했다.

"지금처럼 정부와 민간이 경쟁하는 시대에 정부가 넋을 놓고 있으면 그 기능을 민간에게 빼앗길 수 있습니다. 더구나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았다면 더 큰 문제가 있는거죠."

그는 "안티(반대) 세력이 있더라도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꾸준히 이해를 시키면 우군이 될 수도 있다"면서 "월드컵 때도 이런저런 비판이 많았지만 성의를 갖고 솔직하게 설명하니까 이해를 많이 해주더라"고 했다.

신씨는 "아직 정식 출근 전이라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면서도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새 소식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소비자들의 불만과 제보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쌍방향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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