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중대형 강남권 가격 분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강남권 중소형 보금자리주택 예상 분양가가 3.3㎡당 1150만원으로 발표되면서 ‘반값 아파트’로 관심을 모으자 민간 중대형 아파트는 얼마에 분양될지 주택수요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린벨트 내 보금자리 시범지구에서 나올 민간 중대형 아파트는 모두 1만여 가구. 청약저축통장 가입자만 청약할 수 있는 보금자리주택과 달리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 가운데 강남권인 강남지구에서 1175가구, 서초지구에서 600가구가 내년 하반기에 분양이 시작된다.

중대형 분양가에 대해서는 국토해양부나 대한주택공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적이 없다. 그러나 보금자리주택의 분양가에 중대형 아파트 용지의 땅값, 건축비 등을 고려하면 윤곽이 나타난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 건설업체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대형아파트는 중소형보다 건설 원가가 3.3㎡당 100만~150만원 정도 더 들어가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금자리지구 내 중대형 아파트 기본 분양가는 3.3㎡당 1250만~13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 가격은 큰 의미가 없다. 전용 85㎡ 초과 민간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인근 시세의 80%에 미치지 못하면 채권입찰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채권입찰제는 정부가 투기를 막기 위해 분양가와 인근 시세 간에 차이가 크면 채권을 통해 차익을 환수하는 제도다. 국토부는 ‘인근 아파트 시세’를 강남구 수서지구 매매값으로 보고 있는데 전용 3.3㎡당 2200만원 선이다. 이 매매값의 80% 선인 1700만~1800만원이 실제 분양가가 되는 셈이다. 청약자들이 채권액을 최고가(상한)로 써내 당첨되면 이 가격으로 분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금액은 채권을 사서 할인해 팔았을 때의 손실액을 포함한 것이다.

물론 분양 시점에 인근 중대형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 분양가가 더 높아질 수 있지만 최근 중대형 아파트 선호도가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그럴 가능성은 작다. 주택산업연구원 권주안 연구실장은 “강남권 보금자리지구가 인기지역인 데다 분양가가 싼 편이므로 채권을 상한으로 써 내야 당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약가점 커트라인은 강남권 보금자리의 경우 판교신도시나 은평보다 높은 70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고양원흥·하남미사는 60점은 넘어야 당첨권에 들 것 같다. 전매제한 기간은 3년이다.

임정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