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딜 갈등에 5,000억 손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빅딜 (대기업간 사업교환) 과정에서 야기된 노사 갈등으로 조업중단이 잇따르면서 해당업체의 매출손실과 협력업체 피해가 날로 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전자.삼성자동차.LG반도체 등 빅딜로 혼란을 겪고 있는 기업의 매출손실이 벌써 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면 파업한 대우전자는 매출손실이 약 2천3백억원 (하루평균 1백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다 해외고객들도 발길을 돌려, 대우전자로부터 월 20만대의 PC모니터를 납품받으려던 휴렛패커드는 이중 절반인 10만대를 대만에서 수입키로 하고 대우에 통보했다.

이로 인한 매출손실은 연간 1억4천만달러선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달 24일부터 조업중단에 들어간 LG반도체는 5일 현재 피해액이 1천억원 (하루평균 1백억원대) 을 웃돌고 있다.

지난해 12월 7일부터 지금까지 조업중단 상태인 삼성자동차는 5일 현재 약 1천9백억원 (하루평균 40억원) 의 매출손실을 입고 있다. 이들 3사의 3천8백여 협력업체도 고전하고 있다.

대우전자 협력업체 1천36개사가 자금난을 겪으면서 부천과 광주에서 1개사씩 부도가 났으며, 8만여명의 종사자들도 일거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자동차의 2천3백여 협력업체는 5일 현재까지 1천4백억원 (하루평균 30억원) 의 매출손실을 보고 있다. LG반도체의 5백여개 협력업체, 2만5천명의 종사자들도 일손을 놓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일부 근로자들의 무리한 요구도 파업 장기화에 한 요인이 되고 있다" 면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속한 타협이 요구된다" 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볼보건설기계코리아 등 굴착기.트랙터를 생산하는 건설중장비 업체들도 영업부진으로 조업을 중단하는 경우가 늘면서 1천여 협력업체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

차진용.고현곤.김종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