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 다짐대회]제2건국 '신지식인 운동' 점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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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2건국운동이 본격 실천단계에 들어갔다.

제2건국위의 중앙.지방위원 (9천6백여명) 과 민간단체 대표, 공무원이 3일 한자리에 모인 것은 개혁과제 선정작업과 지자체 조례제정이 마무리된 상황에서 '한마음 다짐대회' 를 통해 그동안 제기됐던 정치적 논란을 딛고 본격적으로 제도와 의식개혁 실천활동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제2건국위는 우선 여섯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여론을 수렴한 올해 7대 중점추진 개혁과제의 세부 실천방안을 확정, 대통령에게 건의할 계획이다.

이후 확정된 내용을 제2건국위.정부부처.지자체.민간단체의 실천영역으로 나누어 3월부터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인다는 계획. 특히 범국민 의식개혁운동으로 '신 (新) 지식인 운동' 을 우선 추진키로 했다.

각 분야의 민간단체와 연계해 신지식인을 발굴하면서 개혁마인드를 국민속으로 확산시킨다는 복안이다.

행자부는 최근 민간협력과를 새로 설치, 민간단체와 정부간의 연계고리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그동안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비판받아온 사항들에 대한 개편작업도 진행중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최근 제2의 건국운동 주무 수석을 정무수석에서 정책기획수석실로 이관했다.

전국정당화의 토대라든가, 정권 재창출을 위한 도구라는 정치적 오해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제2건국운동의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며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쌓여 있다.

무엇보다 위상의 재정립과 방향성 확립이다.

지난해 제2건국위에 대한 '초법적 기구' 논란이 일면서 '자문기구' 로서의 위상을 재확인했지만 정부부처나 시민단체들은 아직도 반신반의하는 눈치다.

자문이라고는 하지만 건의내용이 '범국민적' 인데다 정부부처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이어서 개혁과제의 실천과정에서 또다른 마찰과 갈등이 예상된다.

또 제2건국운동이 어느 선까지, 어떤 방식으로 펼쳐질 것인가에 대해서도 우려의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운동의 범위를 제도와 의식개혁으로 한정했지만 의식개혁이란 주제가 너무 광범위해 과거 권위주의시대의 국민운동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추진위도 주시의 대상. 이미 조례통과와 추진위원 선정과정에서 드러났지만 지역유지 중심의 지방추진위 활동과정에서 잡음이 일어날 소지가 많다.

◇신지식인 운동이란

신지식인 운동이란 정보화.국제화시대에 걸맞은 21세기형 한국인을 발굴, 현재의 총체적 위기를 개인차원에서 극복해가는 대안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신지식인은 자신이 일하는 업무분야의 지식을 활용해 생산성을 높이는 사람. 과거처럼 지식인이 일류대학을 졸업하거나 외국유학을 다녀온 일부 엘리트집단이 아니라 학력이 낮아도 자신의 일터에서 자신만의 '노하우' 를 터득해 부가가치를 능동적으로 창출하는 사람이라는 설명이다.

제2건국위가 대표적인 신지식인으로 제시한 5명의 예를 들면 이종민 (李鍾閔.44.중학교중퇴) 씨는 물 공급시기와 온도조절로 고추의 매운 맛을 달리하는 기법을 개발, 연간 1억2천만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김영신 (金榮信.42.전문대졸) 씨는 집안에 전화와 PC통신을 이용한 정보제공회사를 설립했으며, 홍도헌 (洪道憲.49.고졸) 씨는 새로운 장미재배법으로 지난해 11~12월 두달간 1억4천만원의 수출실적을 올렸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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