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 마피아 '돈세탁' 에 대책 고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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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마피아의 '검은 돈' 세탁을 막아라. " 유럽 전역에 때아닌 자금세탁 경계령이 떨어졌다.

연초 유로의 출범과 함께 각국의 금융시스템이 통합되고 모든 결제가 유로화로 통일돼 검은돈 세탁이 그만큼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예상되는 수법은 유령회사를 이탈리아 이외의 유로 국가에 만든 다음 제3국을 경유해 검은 돈이 흘러들어가게 하고, 유령회사의 장부를 조작한 뒤 자금을 빼낸다는 것. 일단 돈을 빼돌린 뒤 회사 문을 닫아버리면 추적이 불가능해진다.

유럽경찰기구 (유로폴) 의 범죄분석담당 리처드 웨진부르크 주임연구관은 "마피아들에겐 유럽이 돈 세탁을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인 환경으로 변하고 말았다" 고 털어놓는다.

이 때문에 유로 도입 11개국을 포함한 인근 44개국이 가맹한 유럽회의는 얼마전 수사당국이 마피아 범죄에 관련있다고 판단되는 자금을 동결.차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지난해 10월 발족한 유로폴도 마피아 범죄 담당 전문요원을 2백명 이상 늘리기로 했다.

유럽 경찰당국에 따르면 이탈리아 마피아의 연간 총수입은 약 10조리라 (약 8조원) .이 방대한 검은 돈이 국경선을 넘나들 경우 제대로 적발할수 있을지 의문시된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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