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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평택 미군기지가 사정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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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이 지난 1일 동해로 시험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관성항법장치를 단 사정거리 1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인 것으로 3일 밝혀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 미사일의 공격 대상을 주한미군이 옮겨갈 평택기지로 상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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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궤적을 추적해 본 결과 실크웜과 같은 순항(크루즈)미사일이 아닌 탄도미사일로 보인다"면서 "프로그(FROG)-7 로켓을 개량했거나 스커드B 미사일을 축소한 새로운 모델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미사일 앞 부분에는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 유도장치인 관성항법장치를 장착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유도장치가 없는 FROG-7의 명중 오차는 700m 정도지만 관성항법장치를 부착할 경우 100m로 좁혀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FROG-7의 기본 탄두는 재래식 고폭약이지만 화학 또는 생물무기 탄두를 장착할 수 있고 기술력에 따라선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다고 소개했다. 순항미사일은 일정한 고도를 유지하면서 항공기처럼 날아가며 속도는 음속 이하다. 탄도미사일은 야구공을 공중에 던졌을 때처럼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속도가 음속의 3~5배 이상이다.

이 관계자는 "북한이 FROG-7 로켓을 사정거리 100~200㎞의 지대지 미사일로 개조했을 경우 2008년까지 조성될 예정인 평택 미군기지가 사정권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FROG-5와 7, 구경 240㎜ 방사포 등으로 70㎞ 이내에 있는 표적을 공격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정거리가 70~200㎞의 표적에 닿을 수 있는 야포나 미사일은 보유하지 못했다. 북한의 스커드B 미사일은 사정거리가 340㎞여서 100㎞ 부근의 표적을 공격하기가 곤란하다. 현재 용산기지는 북한의 구경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와 FROG-5, 7 로켓의 사정권에 있지만 평택으로 이전한 뒤에는 사정권을 벗어난다. 유일한 공격 수단이 미그기 등 전폭기지만 평택 상공에 도달하기 전에 패트리엇 미사일이나 한.미 공군 등에 격추될 가능성이 높다. FROG-7은 스커드 미사일보다 크기가 작고 차량 위에 탑재돼 있어 기동성이 높으며 발사 추진제로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즉각 발사하고 이동할 수 있다.

이 미사일의 경우 발사된 뒤 요격하는 것도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분석된다. 사정거리가 100㎞ 정도인 단거리 미사일은 비행시간이 3분이 채 안 되기 때문이다.

◆FROG-7=1965년 소련이 개발해 북한을 비롯한 공산권에 수출한 사정거리 65~70㎞인 로켓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북한은 같은 종류인 FROG-5 등 모두 24기를 보유하고 있다. 제원은 길이 9.4m, 직경 54㎝, 무게 2.5t, 탄두 중량 450㎏이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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