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특권의식 '아빠부대'농구코트 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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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프로농구 선수들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역시 가족이다. 경기장에 가면 언제나 이름난 선수들의 부모를 만나게 되고 이들은 선수의 일상에 대해 가장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특히 아버지들의 정성이 대단하고 이들은 선수의 매니저나 에이전트 역할까지 해낸다.

프로구단 프런트들은 이들을 '아빠 부대' 라고 부르면서 멀고도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다. 선수관리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예우' 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SK 선수들의 아버지들은 신사축에 든다. 서장훈의 아버지 서기춘씨나 현주엽의 아버지 현진구씨는 아들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매표소에 줄을 서서 표를 사고 일반석에서 경기를 관전한다.

대우 석주일의 가족들도 모두 표를 사들고 일반석에서 관전하는 것을 즐긴다. 삼성 문경은의 아버지 문귀곤씨도 조용히 경기장을 찾아왔다 사라진다.

부모가 눈에 띄게 나서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문씨의 주장이다. 그러나 아직은 구단측의 '배려' 를 기대하는 부모들이 더 많다.

19일 부천에서는 대우 선수의 아버지가 아들의 팬클럽 회원들을 푸대접했다며 구단 직원을 윽박질러 소란을 빚기도 했다. 아들을 기용하지 않는다고 감독과 마찰을 빚는 부모도 있다.

구단 직원들은 선수의 부모들이 가장 강력한 서포터가 돼 주길 기대한다. 부모들이 '공짜 손님' 을 고집하고 나서길 좋아하면 구단의 고민거리가 되고 선수의 인상마저 구기게 된다는 얘기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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