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효과적인 관절염 극복방법 어떤게 있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1면

자신이 무슨 병에 걸려 있는지 모르는 질환 중 노인에게 가장 흔한 질환은 무엇일까. 정답은 관절염이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배철영 (裵哲英) 교수팀이 최근 건강검진차 병원을 찾은 노인 1백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관절염이 고혈압.위장질환을 젖히고 숨겨진 질환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겨울은 관절이 아픈 사람에게 고통스런 계절. 추위로 관절근육이 경직되면서 더욱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관절염을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본다.

◇ 완치보다 조절〓관절염은 단번에 뿌리뽑기보다 평생 더불어 살아야하는 대표적 질환. 신촌세브란스병원 재활의학과 전세일 (全世一) 교수는 "증상이 심할 때마다 달래가며 살아가는 지혜가 필요하다" 고 충고했다.

관절염은 노화와 유전적 체질이 원인이므로 아직 뚜렷한 완치수단이 없다.

의사를 자주 바꿔가며 명의를 찾기보다 한 의사에게 꾸준히 치료받는 것이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얻는다.

고양이 고기를 비롯한 민간요법도 크게 기대할 바 없다. 미국립보건원에 따르면 미국인들이 가장 불필요하게 많은 돈을 쓰는 질환은 관절염. 우리 나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 관절의 보약은 운동〓관절염 환자들이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아프니까 움직이지 말아야한다' 는 것. 움직이지 않을수록 관절은 녹슬기 때문이다.

'약간의 통증이 있더라도 움직여라' 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문. 물론 그렇다고 무리한 운동을 하라는 뜻은 아니다. 적당한 운동량은 사람마다 다르므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정한다.

운동요령은 관절을 움직일 수 있는 한도까지 최대한 유지해주는 동작을 반복하는 것. 예컨대 무릎과 팔꿈치를 0도에서 1백80도까지 굽혔다 폈다 반복해준다.

맨손체조나 고전무용.수영.걷기는 좋지만 에어로빅이나 조깅.등산.구기운동은 좋지 않다.

◇ 관절보호 생활수칙〓한 자세로 가만히 오래 있지 말고 가능하면 굽힌 자세보다 편 자세로 관절을 유지해준다.

가급적 작은 관절보다 큰 관절을 이용하는 것도 요령. 예컨대 손으로 드는 가방보다 어깨에 메는 가방이 훨씬 좋다. 무거운 짐을 들 때도 등을 굽히기보다 무릎을 굽혔다 펴며 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찜질요령도 알아둘 일. 관절이 붓고 화끈거리는 이른바 급성 증상일 땐 비닐 랩으로 싼 얼음을 다시 얇은 수건에 싼 다음 찜질해준다. 단순히 통증만 있는 만성 관절염이라면 핫팩이나 뜨거운 물을 적신 수건으로 온찜질을 해준다. 찜질은 10분씩 서너 차례 반복하는 것이 적당하다.

◇ 원인파악은 필수〓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은 1백여 가지를 넘는다. 원인에 따라 대처방식이 다르므로 원인파악이 필수. 가장 흔한 것은 노화로 관절의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 관절염. 자가항체가 생겨 자기 몸을 적으로 오인해 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막을 파괴하는 류머티스 관절염이 두 번째로 많다.

한양대병원 류머티스내과 배상철 (裵祥哲) 교수는 "퇴행성 관절염은 쉴수록 좋아지며 류머티스 관절염은 쉴수록 나빠진다" 며 "특히 아침에 일어날 때 관절이 뻣뻣하고 아프다면 류머티스 관절염일 가능성이 크다" 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통풍.루푸스.강직성 척추염으로 인한 관절염 등 여러 가지가 있다.

◇ 약물복용 주의사항〓스테로이드 주사를 지나치게 두려워해선 안된다. 裵교수는 "스테로이드 주사는 현존하는 가장 강력한 관절염 치료제" 라며 "의사 처방하에 일년에 4회 이내 주사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 고 강조했다.

진통소염제 복용에 대한 오해도 문제다.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들이 진통소염제를 오래 복용하면 습관성이 생기고 진통소염제가 단순히 증상을 가라앉힐 뿐 근본치료는 되지 못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진통소염제 복용은 관절염 치료의 기본. 裵교수는 "진통소염제는 습관성이 없으며 증상개선뿐 아니라 실제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효과까지 있다" 며 꾸준히 복용할 것을 당부했다.

다만 위장장애가 일어날 수 있으므로 위장보호제와 함께 복용해 속쓰림 증상을 줄이도록 한다. 최근 속쓰림을 없앤 셀레브렉스 등 신개념 진통소염제도 잇따라 등장, 수 년 내에 국내에도 본격 시판될 예정이다.

홍혜걸 기자.의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