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TV 영상 저작권료 내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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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북한이 지난해 저작물보호협정(베른조약)에 가입한 뒤 처음으로 일본 방송국들에 TV 화면 사용에 관한 사용료를 청구 중인 사실이 11일 확인됐다. 조총련은 지난 5월 NHK 등 일본 주요 방송국이 임의로 편집해 방송하고 있는 조선중앙TV(KRT) 영상에 대한 사용료 징수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조총련 국제국 문광우 부국장은 "KRT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사용료를 받기로 했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1분 미만의 보도 인용 화면을 제외한 모든 영상 사용에 대해 1분당 500달러씩 받을 계획으로 각 방송사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TBS가 저작권료를 지불하겠다는 확인서를 제출한 상태며 NHK와 TV도쿄도 저작권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사히TV는 수년 전부터 별도의 경로로 사용료를 내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은 분량을 방송하는 후지TV와 니혼TV가 북한과 일본이 미수교 상태인 점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조총련은 밝혔다. 문 부국장은 "지불을 거부하는 방송사에 대해서는 법정 소송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저작권 담당 관청인 일본 문화청은 "미수교국의 저작권은 보호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입장이라고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

일본 방송국들은 태국 위성을 통해 해외로 송출되는 KRT 화면을 수신하거나 통신회사에서 사들인 뒤 자사 보도물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제작에 인용해 왔다.

도쿄=예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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