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화폐 10월께 첫 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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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오는 10월쯤이면 우리나라에도 플라스틱 카드에 최고 10만원까지의 은행예금을 이전 (충전) 해 가맹점의 단말기를 통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이른바 '전자화폐' 가 첫선을 보인다.

신용카드가 비교적 고액의 현금 결제에 사용되는 반면 전자화폐는 중저가 음식점, 수퍼마켓, 지하철.버스, 자동판매기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소액거래에 주로 이용된다.

13일 금융정보화추진 은행 소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0월쯤 서울 명동등 상거래 지역이면서 은행점포가 많은 1곳이 전자화폐 시범사용 구역으로 선정될 예정이다.

소위원회는 6개월~1년의 시범시행을 거쳐 보완대책을 마련해 전국 차원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전자화폐는 일선 은행창구나 무인점포의 ATM (현금자동입출금기) 이나 CD (현금자동지급기) 등을 통해 예금과 교환해 10만원 한도 내에서 발행되며 발행기관은 가입자가 원할 경우 잔액을 현금으로 돌려 준다.

플라스틱 카드에 IC (집적회로) 칩이 내장된 전자화폐는 신용.직불.현금카드 등의 기능을 덧붙여 발행될 수 있다. 은행과 카드사에 의해 발행될 전자화폐의 사용 수수료는 외국의 예에 비추어 1% 안팎이 될 것으로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전자화폐의 결제는 금융결제원이 한국은행에 개설된 각 은행 당좌예금 계좌를 통해 금융기관간 차액을 정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한은 관계자는 "전자화폐가 사용되면 무현금 거래가 생활화 돼 신용질서 정착에 큰 몫을 할 것" 이라며 "우리나라는 중저가 액수의 지불이 신용카드 보다는 현금에 의존하고 있어 전자화폐 수요가 클 것" 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영국.독일.스페인 등 유럽국가에서는 전자화폐 이용이 확산되고 있으며 현금을 쓰는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는 전자화폐 유통이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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