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조경업체인 한설그린의 한승호 사장이 홈페이지 사진을 보면서 올봄 대명비발디파크에 조성한 잔디 주차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경학 박사이기도 한 한설그린의 한승호(56) 사장은 “서울은 땅값이 비싸 땅을 별도로 사서 녹지를 만들 수 없다”며 “건물 벽면에 화초를 심고 옥상에 잔디를 입히면 건물의 온도가 내려가 여름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태도시를 조성하는 데 ‘녹색기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조경물 시설공사를 주로 해왔지만 한 사장은 사업 초기부터 제품 개발에 몰두해 왔다. 제조업체에 비유하자면 부품 기술이나 원천 기술 확보에 나선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매출 340억원 중 자재 판매 매출액이 60억원에 이른다.
한 사장은 “25년간 시설공사업을 한 것치고는 매출 규모가 미미한 편”이라며 “덤핑 수주를 하지 않고 내실 있는 경영을 추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회사는 은행 등에서 빌린 돈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 회사는 주차장을 잔디로 만들 수 있는 그린블록 제품을 생산한다. 한 사장은 “아스팔트로 된 노상 주차장에 잔디를 입히면 시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수 재질로 만든 블록 사이에 잔디를 깔아 주차장 전체를 녹색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피닉스파크·대명콘도 등에 시공했다. 특히 그린블록 스텝 제품은 식물에 수분 공급을 원활하게 해 토양과 비료 성분의 유실을 막아준다.
이 회사가 시공한 시설은 ‘살기 좋은 아파트’로 대통령상을 받은 서울 신정동의 동일하이빌 조경을 비롯해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정자, 양재천 공원, 길동 생태공원,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목재 시설물 등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최근 환경부에서 발주한 생태 복원사업인 ‘에코스타’ 프로젝트와 국토해양부의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기술 개발 사업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 사장은 “단순한 조경업체에서 벗어나 에너지·환경녹색 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이봉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