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자 22%가 '사회 적대감'… 보건사회연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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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실업자 중 36.7%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22.1%는 사회적 적대감을 갖고 있는 등 심각한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자 28.3%는 우울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9월부터 10월새 2천7백71개 실직가구와 실직자 3천2백30명을 대상으로 심층조사한 결과 나타났다. 보사연은 최근 이를 국민회의에 보고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실직기간이 길수록 실업자들의 적대감과 우울감은 상승했으며 실직기간이 6개월 이하, 6개월~1년, 1년 이상으로 장기화하면서 '실업자들의 시위가 있으면 참여하겠다' 는 응답자 비율이 6.5%, 17.8%, 21.4%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실업가구의 평균소득은 도시근로자가구의 32.4%인 67만2천원에 불과했으며 평균소비는 62.9%인 77만7천원에 달했다.

조사대상 중 소득이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빈곤실업가구는 10가구 중 6가구 (61.0%) 꼴이었다.

실업은 가족 해체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는데, 실업가구 중 23.9%가 부부간의 갈등을 겪고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자녀를 시설이나 친지에 위탁한 가구는 2%, 부모를 위탁한 가구는 1.3%였다.

실업가구 중 5.2%는 가족 중 가출자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노인이 있는 실업가구 중 83.5%가 생계유지에 곤란을 느끼고 있으며, 62.0%는 의료비 부담을 힘겨워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이 있어도 비용때문에 치료를 중단하거나 받지 못하는 경우가 23.8%였다.

재학 중인 자녀의 성적이 떨어진 경우는 17.6%였고 자녀의 비행이 증가한 경우도 6.6%나 됐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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