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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양영환 검사 폭력학생 구속않고 선도 화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순간의 실수로 학업중단은 물론 '폭력 전과자' 란 꼬리표를 달 처지에 놓였던 중학생들이 한 검사의 끈질긴 애정으로 새 삶을 살게 돼 화제다.

金모 (15) 군 등 경기도 J, W중학교 학생 19명이 '일진회' 란 폭력조직을 구성, 패싸움을 벌인 혐의 등으로 붙잡힌 것은 지난 해 11월 20일. 이들은 즉각 검찰에 넘겨졌으며, 곧바로 소년원에 수감될 형편이었다.

그러나 수원지검 형사4부 양영환 (梁暎煥) 검사는 '구속만이 능사가 아니다' 는 생각에 관례를 깨고 이들을 선도하기로 했다.

그는 자신의 의지와 향후 이들에 대한 교화방법 등을 상세히 기록해 담당 부장검사의 허락을 얻어낸 뒤 실행에 들어갔다.

일부 학생은 조사중에도 "구속시키려면 빨리 시켜달라" 는 등 철없는 말을 늘어 놓는가 하면 주머니에 담배를 넣은 채 검사실에 들어오는 등의 행동을 서슴지 않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우선 梁검사는 부모와 담임교사를 불러 선도방법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이어 학생들에게는 그간의 활동에 대한 반성문을 매일 작성, 일주일에 한차례씩 검사실을 방문하게 했다.

또 도서관.서점 등을 찾아가 직접 양서를 선정, 매주 한권씩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면 다 함께 토론을 벌이게 했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 을 읽은 朴모 (15) 군은 "푸른 바다에서 원대한 꿈을 키우며 창공을 나는 새처럼 새로운 삶을 살겠습니다" 라는 독후감을 제출, 梁검사를 흐뭇하게 했다.

梁검사는 "이들이 일반 학생들과 같은 사고를 지녔다고 판단될 때까지 지속적으로 관리할 것" 이라고 말했다.

수원 = 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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