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청와대 비서동 찾은 MB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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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두 차례나 ‘위민관’이라 불리는 청와대 비서동을 불쑥 방문했다. 수석과 비서관·행정관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지난 10일 민정수석실과 산하 비서관실을 둘러본 데 이어 21일엔 정무수석 산하 4개 비서관실을 예고 없이 찾았다.

이 대통령은 이전에도 회의실 사용을 위해 비서동을 가끔씩 찾았다. 하지만 직원들을 격려하고 대화를 나누기 위해 비서동을 방문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직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이따금씩 농담도 하고 단체 사진촬영도 했다.

10일 민정수석실 산하 권성동 법무비서관실을 찾은 이 대통령은 자신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보고는 “내 사진은 엉망으로 나왔고, 김 여사 사진은 잘 나왔는데 왜 이런 사진을 걸어놓았느냐. 일부러 그런 것 아니냐”고 농담을 했다. 또 옆방의 조성욱 민정2비서관에게는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법무연수원에 가서도 잘 하라”고 말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조 비서관이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발령을 받아 청와대를 떠나게 되자 직접 격려의 인사를 건넨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비서동 방문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내부 소통 강화를 위한 행보”라며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상승세를 타고, 업무가 성과를 내고 있는 점도 고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공식적인 입장과 달리 이 대통령의 잇따른 비서실 방문과 단체사진 촬영 등을 놓고는 ‘청와대 개편이 임박했다는 방증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수고한 수석들과 비서관들에 대한 마지막 인사 차원의 방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 개편은 이번 주 중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임 민정수석에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 김회선 전 국정원 2차장,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이 경합하는 등 수석별로 후임자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본지 8월 14일자 3면>

한편 청와대는 최근 외부 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지난해 촛불집회 이후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고 24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가지다. 23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화 여론조사에선 국정지지도가 45.5%로 나타났고, 22일 역시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조사에선 46.7%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중도실용과 친서민, 통합의 행보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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