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상술]해태수퍼 계란등 적자판매…매출 20%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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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장사꾼의 기본 원칙은 '밑지고 장사하지 않는다' 는 것. 그러나 해태수퍼는 이같은 '원칙' 에 어긋나는 세일을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하고 있다.

한달간 손해를 감수하면서 특정 품목을 평소보다 40~70%까지 싸게 판매하는 이른바 '이달의 적자상품' 세일을 하고 있는 것. 다른 미끼상품 세일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할인폭이 큰 데다 기간이 무려 한달이나 된다는 점이 다르다.

이달에 선택된 품목들은 초당두부.계란.요구르트. 두부는 1천2백원짜리를 58% 할인한 5백원에, 특수란 '에그윈' 은 10개 1천3백90원짜리를 43% 할인한 8백원에, 모닝벨 요구르트 (65㎖×15개) 는 99원짜리를 39% 할인된 6백원에 각각 판다.

해태수퍼는 특히 이번 행사로 손해가 나는 금액을 영업비용 대신 고객서비스나 광고.판촉비용 등 본사비용으로 처리할 방침이다. 해태측은 매월 두 세가지 상품을 미끼상품으로 내놓아 입을 손실을 3천만원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이를 통해 매출이 평소보다 2% 정도만 늘게 되면 손해를 상쇄할 수 있다는 게 해태측 계산. 예상대로 해태측의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경우 6백50원짜리 콩나물 (3백g) 을 3백원, 9백90원에 팔던 모닝벨 후레쉬 우유 (9백50㎖) 를 6백원에 팔았는데 전체 66개 매장의 하루평균 매출이 20% 이상 늘어난 것.

이에 따라 적자상품 판매로 인해 1주에 7백만원 정도 손해를 봤지만 전체 판매이익은 1천2백만원 늘어나 결국 매주 5백만원씩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해태수퍼 관계자는 "미끼상품 전략이 예상외로 큰 효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품목수도 늘리고 공산품도 본격적으로 행사품목에 넣을 방침" 이라고 밝혔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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