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적게 낳은 여성이 오래 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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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자녀를 적게 낳은 여성일수록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이처.사이언스 등 저명한 과학잡지들은 최근 네덜란드 라이덴대와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진이 1740년에서 1875년 사이 문헌으로 수명과 자녀 수가 확인된 영국의 귀족여성 1만 3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자녀 수와 수명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30~80세 사이 여성들은 평균 2~3명의 자녀들을 낳은 반면 81세 이상 여성들은 2명 이하의 자녀들을 낳았다는 것. 특히 90세 이상 예외적으로 오래 산 여성들은 모두 자녀가 없거나 한 명만 낳았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맨체스터대 생물노화학과 톰 커크우드교수는 "생식능력과 수명은 반비례한다는 다윈의 진화론이 인간에게도 적용된 결과" 라고 해석했다.

초파리를 비롯한 대부분의 동물들은 종족보전을 위해 수명이 길수록 새끼를 적게 낳고 수명이 짧을수록 새끼를 많이 낳는 쪽으로 진화되었다는 것. 그러나 인간을 대상으로 이러한 학설이 구체적으로 입증되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에선 첫 자녀를 늦게 낳을수록 오래 사는 경향이 관찰되기도 했다. 30세 이전에 사망한 여성들은 평균 19~20세에 첫 아기를 낳은 반면 90세 이상 생존한 장수여성들은 평균 27세에 첫 아기를 낳은 것으로 나타났다.

홍혜걸 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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