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서 이색 행사 "게으름뱅이 다 모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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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다른 사람보다 먼저 움직이지 말 것''다른 사람이 행동할 때까지 최대한 참을 것''어떤 일에든 절대 자발적으로 나서지 말 것'.

이번 주말 이탈리아의 북부지역에서 열리는 '제1회 게으름뱅이 회의'의 행동수칙이다. 영국 BBC방송은 8일 이탈리아의 '게으름 찬미론자'들이 이 같은 이색 행사를 연다고 보도했다.

이번 행사는 정신없이 살아가면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느림과 무위(無爲)의 미덕을 알리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게으름뱅이'라기보다 '느긋한 생활주의자'가 되자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연령대별로 대표적인 게으름 행위들을 소개하는 한편 ▶양말과 신발이 합쳐진 디너용 양복 ▶낙하장치가 부착된 쓰레기통 ▶손 시리지 않게 눈을 뭉치는 특수 틀 ▶최신 그물침대 등'게으름 도구'를 선보일 계획이다. 게으름을 주제로 한 세미나가 열리지만 30분을 넘지 않고, 긴 낮잠시간이 주어진다.

코미디 배우이자 작가인 지아니 판토니는"게으름은 악이 아니라 지적인 능력을 보여준다"며 "게으른 사람들은 적은 노력으로 똑같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또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들에게 게으름은 장수를 가져다주는 묘약"이라고 강조했다.

정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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