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정보본부장에 김성일 공군 중장 임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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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장성이 10년 만에 국방정보본부장에 임명됐다. 국방부는 10일 "공석인 정보본부장에 김성일(공사 20기.공군 중장) 합동참모본부 인사참모본부장을 지난 7일자로 겸임 발령했다"고 밝혔다.

창군 이래 이 자리는 육군 장성이 독점해오다시피 했다. 공군 장성이 이 직책을 맡기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육군 중심의 군 상층부를 개혁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인 지난달 30일 "각 군 장성급 정원 때문에 육군이 특정 보직을 장기적으로 맡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앞으로는 정원 조정을 통해 국방부와 합참 간부직의 구성비율을 바꾸겠다"고 했다. 군 상층부에 포진한 육군의 점유율을 낮추겠다는 얘기였고, 그것이 이번 인사로 나타난 것이다.

정보본부장 자리를 공군 장성에 맡긴 또 다른 이유는 현대전에서 공군의 역할이 더 커져서다. 미군이 이라크 전쟁 초반에 승기를 잡은 것은 미 공군 전투기로 이라크 군의 중추신경에 해당하는 통신망과 방공망을 파괴했기 때문이다.

현대전에선 이 같은 공군식 전략과 시각으로 정보를 활용해야 전쟁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게 다수 군사 전문가의 견해다. 이런 점에서 육군 정보 병과 출신 위주로 운영돼 조직이 경직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정보본부의 문제점을 개선하겠다는 뜻도 이번 인사에는 담겨 있는 것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육군 장성 출신들이 장악해온 국방부 차관보급을 앞으론 해.공군 출신과 민간인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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